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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구게(三句偈) 란?
글쓴이 : 총무원 날짜 : 2015-06-17 (수) 14:16 조회 : 988

질문하신 三句偈는 '세 마디로 법을 표현한 말'이란 뜻으로, 원래 『大日經 』第一住心品에서 집금강비밀주보살이 "세존이시여! 如是한 智慧는 무엇에 因하옵고, 무엇을 根本하오며, 무엇에 究竟하나이까"고 질문하자, 세존께서 "菩提心이 因이고(菩提心爲因:初句), 大悲가 根本이며(大悲爲根:中句), 方便이 究竟이니라(方便爲究竟:後句)"고 답변하시는 문답이 세 마디 즉 三句인 것을 지칭합니다.


  이 세 마디의 말씀을 순서대로 '因 • 根 • 究竟의 三句' 또는 從因至果나 從果向因의 이치에 따라 '因 • 行 • 果의 三句'라 부릅니다. 또 三句를 해석하는 법에도 性相의 이치로 法相을 約攝하는 淺略釋과 秘密義로 根機의 深淺를 약섭하는 深秘釋의 구분이 있어서, 이같은 천략석의 1법과 심비석의 3법을 합하여 三句에는 모두 '四重의 秘釋'이 있다 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淺略釋의 1法은 菩薩이 菩薩道 十地로 勝進하는 각각 지위의 性相을 三句로 約攝하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十地 미만의 보살이 三句에 의지하여 初地에 머물다 다시 三句에 의지하여 二地로 勝進한다는 식으로 各地에 三句에 근거한 入 • 住 • 出의 三相을 구분하고서 菩薩地 以前과 以上을 종합하여 三句로 그 勝進을 교시하기에, 이를 '地前地上合喩의 三句'라고도 합니다.


  두 번째는 各地의 보살도에서 地上分證 즉 上地로 勝進하며 三句의 大義를 부분적으로 증득하는 근기를 약섭하기 위한 것으로, 十地 미만 9종의 보살지를 각기 三句로 나누어 三句의 因 • 行 • 果 각 구절에 배대하는 법입니다. 初地는 因의 初句에, 二地부터 六地까지는 行의 中句에, 七地부터 九地까지는 果의 後句에 배당하는 것을 深秘釋이라 합니다.


  세 번째는 初地卽極이라 해서 初地에서 담박에 十地를 증득하는 예리한 근기를 약섭하기 위한 것으로, 이 근기의 보살은 초지보살의 지위에서 三句를 경영하여 自證圓滿을 성취하기에 그 보살이 勝進하는 二地에서 九地까지를 모두 보살이 萬行하는 化他方便으로 보아 三句를 성립시킵니다. 이것은 '秘中의 深秘釋'이라 합니다.
  네 번째는 發心卽道 즉 初發心時便正覺의 道理를 감내하는 근기를 약섭하기 위한 것으로, 각각의 보살지 以前과 以上이 모두 萬德法身의 體性이기에 일체 중생 모두가 본래부터 만행의 보살이라는 경우로, 이것을 '秘秘中의 深秘釋'이라 합니다.


  이같은 三句의 해석들을 다시 十地로 勝進하는 菩薩道의 地位 전부를 三句로 나누는 경우와 각각의 菩薩地에만 三句를 적용하는 경우로 분류하고 전자를 '長三句' 후자를 '短三句'라고도 총칭합니다.
  이상이 三句揭의 대강입니다만, 본란에 '삼구게'를 문의하신 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아마도 문의자께서는 참선 공부를 하시는 佛子가 아니신가 합니다.


  만약 참선하시는 불자인 경우 즉 最上乘의 法門에 계합하는 根機인 때에는 三句의 해석도 '사중의 비석'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그 이유로는 禪宗의 최상승에서는, 보살도의 지위 차제로 根機를 구분하는 大乘이나 金剛乘과는 달리 菩薩道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다만 無乘의 無轉 즉 能所의 인과관계 자체까지도 撥無하는 直指人心의 機緣만을 乘이 아닌 乘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종 즉 最上乘의 三句는 실제로 因行果나 因根究竟의 三句와는 별개인 三句로써 大日經이 아니라 百丈스님의 말씀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百丈廣錄』에서 "대저 敎示한다는 말이란게 三句가 연이을 뿐이니, 初句 中句 後句가 모두 善이노라. 첫마디에 곧바로 가르쳐서 善心을 내게 하고는 중간마디에 그 善心을 깨트리려니, 뒷마디에서야 眞善이라 하리라. 보살이 곧 보살이 아니어야 보살이라 이른다 하고, 法이 法이 아니어야 非法도 아니라 한다도 모두 이것이니라"고 菩薩道의 次第가 아니라 有無에서의 出離 만을 목적하여 三句를 달리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菩薩이~'는 초구, '보살이 아니니~'는 중구, '보살이라 이른다'는 후구이고, '法이~'는 초구, '법이 아니어야~'는 중구, '비법도 아니라~'는 후구입니다.


  이에 대해 性徹 큰스님께서는 『百日法門』에서, 초구의 '菩薩이~'는 보살이 아님을 부정하는 구절로 雙遮에 해당하고, 중구의 '보살이 아니니~'는 보살이 아니므로 보살이라는 것을 긍정하는 구절이기에 雙照라 하시고서, 부정과 긍정 즉 雙遮와 雙照가 文意에 내포되지 않으면 有無의 상대에 떨어지는 까닭에 각각의 이치를 천명하고자 三句로 나눈 것이라 풀어주셨습니다.


  성철 큰스님의 교시에 따라 三句를 구분하자면, '사중의 삼구'에서 초구가 菩提心爲因 중구가 大悲爲根 후구가 方便爲究竟인데 반하여, '선종의 삼구'에서는 초구는 雙遮 중구는 雙照 후구는 遮照同時로 그 修法에서 直截과 支離의 큰 차이가 보입니다.


  결국 선종의 三句란 백장스님의 말씀에 근거를 두는 것으로, 그 용법도 有와 無의 法을 出離하자면, 話頭를 참구하는데 있어서 三句가 철저히 이어져야만 有와 無 兩邊에서의 出離가 가능하다는 것을 敎示하려는 목적인지라, 앞서 설명드린 '사중의 삼구'와는 교리적 활용이란 면에 있어서 그 근거나 의미 또는 용법조차 완연히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사족이지만 덕운님께서 혹 불교 교리를 여법하게 공부하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성철 큰스님께서 쓰신 『白日法門』으로 한번 공부해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아마 지금 시대에 불교에 대한 정견을 바로 얻을 수 있는 해설서가 있다면 바로 『백일법문』 一冊 뿐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부디 혜량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