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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동국일보 1월7일 혜인스님 법어
글쓴이 : 총무원  (58.♡.173.212) 날짜 : 2010-01-07 (목) 18:01 조회 : 1158
불교 조계종삼화불교 총무원장 혜인스님 법어
 

“약속이 없는 자는 고독한 자고,
지키지 아니하는 자는 의롭지 못한 자다”


사람들은 약속을 어기지 않는 것이 양자에게 다같이 유리할 때 약속을 지킨다.
-솔론-

조그만 이익 속에 날뛰는 중생의 어리석음은 쉬임이 없네. 마치 원숭이가 흥에 겨워 제 배를 두들기듯. -대보적경-

내가 오래 전에 너를 편안케 하여 전세에 이미 깨달음을 열어 주었고 이제 다시 너를 거두어 주노니 이 다름 생에도 또한 그러하리라. -승만경-

어떤 악사가 임금님 앞에서 음악을 연주했다. 왕은 돈 천냥을 주기로 약속했다.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이윽고 악사의 연주가 끝났고 박수소리가 장내를 가득히 메웠다. 연주가 끝나고 난 뒤 악사는 임금님에게 약속한 천냥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왕은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아까 음악을 연주하였지만 그것은 한갓 내 귀만 즐겁게 하였을 뿐이다. 내가 네게 돈을 주겠다고 한 것도 네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였다.”
악사는 기가 막혔으나 임금님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어느 남녀가 있었다. 둘은 양쪽 집안에서도 인정하는 사이였다. 그들은 어느날 먼 지방으로 놀러 갔다가 차편을 놓쳐 한 방에서 자게 되었다. 둘은 결혼전까지는 관계를 갖지 않기로 약속한 사이였으며, 그 날 밤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시금 맹세했다. 그러나 막상 잠자리에 들게 되자 그게 아니었다. 후에 그들이 결혼한 후 여자는 이렇게 털어 놓았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남편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 우리의 약속이 순간의 정욕앞에 무너졌으니까요. 만일 남편이 다른 여자와도 그와 같은 상황이 되면 그렇게 안된다고 믿을 수 있겠어요?”
‘약속이 없는 자는 고독한 자이고,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는 자는 의롭지 못한 자이다’라는 이탈리아 속담이 있다. 우리 인간은 매일 살아가면서 주위의 누군가와 앞에 올 시간상의 한 점에다 미리 언약하여 정해 두는 일이 빈번히 생기게 된다.
다변적이고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서 생활을 영위해 나감에 따라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 될 신의나 신용마저 손상 되거나 잃어버릴 경우가 왕왕 생긴다. 비록 마음속으로 우리가 ‘뜸북새’ 노래를 잊지 않고, 서울 가신 오빠를 기다리는 누이동생 같은 심정을 잃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와 같은 일반적 의미로서의 약속과 달리 개인적 종교심 또는 신앙심의 발로에서 우러나 제불 또는 신께 기도 발원하는 서원도 넓은 의미의 약속에 포함된다고 여겨진다.
대사회적인 실천행을 하는 대승 불교인은 ‘사홍서원’을 공통의 생활지침으로 한다.
이를 총원이라고도 한다. 이와 달리 개개의 불교인의 맹세는 별원 또는 본원이라 한다. 가장 유명한 것이 미래에 아미타불이 될 무량수경의 법장비구의 48대원이다.
법화경같은 대승 경전에는 부처님이 제자에 대해서 예언적 교설을 하고 계시다. 이를 기별.수결 등으로도 말하는데, 말하자면 부처님 입장에서 제자들을 위하여 약속하시는 것이다.
‘무엇인가 믿고 있기 때문에 사람은 살아간다’는 톨스토이의 말도 있듯이 우리는 우선 가까운 가족 친지들과 언약했던 쉬운 약속부터 이행해야 할 것이다.